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에게 아빠가 물었다.
“우리 딸은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음… 저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은데?”
딸은 머뭇거리며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아빠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과학자가 되는건 멋진 일이지. 그런데 말이야, 만화에 보면 과학자인데 악당인 사람들이 나오잖아. 그런 악당 과학자가 되고 싶은건 아니지?”
“네. 하하하!”
“과학자도 여러 가지 과학자가 있거든.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 과학자도 있고,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착한 과학자도 있지. 남들이 못 푸는 어려운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하는 똑똑한 과학자도 있고, 기발한 발명품을 이것저것 만드는 재미있는 과학자도 있어.”
“저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 우리 딸 멋지다! … 그런데 말이다,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생각할 때에는 항상, 그냥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군인이 되고 싶어요,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 탐험가가 되고 싶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연예인이 되고 싶은지, 그렇게 앞에 설명하는 말을 같이 붙여서 생각해보는게 좋단다.”
“네, 아빠. 그렇게 할께요.”
…..
딸과 대화를 마친 아빠는 혼자 곰곰이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안고 살아간다. 부자가 되고 싶다,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업가가 되고 싶다, 등등…
나도 딸처럼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를 좇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어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걸까? 나는 어떤 관리자가 되고 싶은걸까?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걸까? 40년을 살아오는 동안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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