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나는 영국의 칸반 전문가 칼 스코틀랜드가 Kanban Canvas를 처음으로 공개했을 때, 곧바로 한글 버전을 만들었었다. (칸반 캔버스 1.0 한글판)
그런데, 칼에게 며칠 전 워크숍에서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나온 몇몇 개선 사항을 추가한 2.0 버전이 공개되었으니 업데이트를 부탁한다는 메일이 왔고, 오늘 아침에는 블로그에 Kanban Canvas 2.0을 알리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포스팅 말미에 “The French translation is also already available, and I hope to be able to update the other translations soon.”라는 글을 보니, 한글 버전도 더 이상 늦장부리지 말고 얼른 업데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펴보니 크게 바뀐 부분은 별로 없다. 레이아웃이 좀 더 단순하게 바뀌었고 (특히 “영향” 부분), 문구가 몇 군데 바뀐 정도다.
칸반 캔버스 사용자 가이드
칸반 캔버스는 그룹이 함께 칸반 시스템을 협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다. 그룹을 개방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한데, 칸반 캔버스를 활용해서 함께 칸반 시스템을 설계하다 보면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설계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유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System)
제일 먼저 시스템의 범위와 목적을 이해하면서 시작한다.
(1) 시스템의 중요 인물, 문제, 불만, 경계, 인터페이스 등을 찾아본다.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왜 칸반 시스템을 설계하는 워크숍에 함께 앉아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도록 한다. (결과물: 시스템의 필수 요소와 상호작용을 담고 있는 간단한 서술)
영향(Impacts)
그 다음으로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가 시스템을 개선시키는지 악화시키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2) 바라는 엔딩은 무엇인지, 그리고 피하고 싶은 엔딩은 무엇인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탐색해본다. 워크숍 참가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흐름(Flow), 가치(Value), 가능성(Potential)이라는 세 가지 측면을 활용해서, 극단적으로 행복한 엔딩(유토피아)과 극단적으로 불행한 엔딩(디스토피아)를 상상해보라고 요청한다. (결과물: 한 가지 이야기에 흐름, 가치, 가능성 모두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삼각형의 가장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다. 유토피아는 초록색 포스트잇, 디스토피아는 빨간색 포스트잇을 사용하면 좋다.)
개입(Interventions)
이제 가까운 과거와 바람직한 미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으니,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입이 시스템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차례이다.
(3) 효과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우선 맥락을 학습(Study)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학습해야 하는 세 가지 영역은 다음과 같다. 고객 또는 이해관계자, 그들로부터 오는 업무 요구, 그 요구가 처리되는 방법. 대개는 어떤 요구가 들어오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 다음 그 업무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그리고 정보의 흐름과 그 업무들이 처리되는 방법에 대해 탐색해본다. (결과물: 고객/이해관계자의 욕구, 요구의 분류 또는 서비스 클래스, 주요 업무의 상태 흐름 또는 변화에 대한 요약)
(4) 현재 맥락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갖추고 있다면, 그 지식을 칸반 보드 위에 시각화하여 공유(Share)할 수 있다.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어떤 정보가 공유하기에 가장 적합하며 중요한지에 대해 논의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 다음 칸반 보드 설계 패턴을 소개하고 그룹은 중요한 정보에 대한 시각화 방안을 도출한다. (결과물: 시각화해야 할 중요한 각 정보와 사용할 시각화 기법의 매핑)
(5) 그 다음 단계는 명시적 정책을 통해 현재 시스템을 안정화(Stabilise)시키는 것이다. 지나치게 견고하고 고정되어 있는 경계는 융통성 없는 관료주의로 흐를 것이며, 지나치게 느슨한 경계는 혼돈으로 흐를 것이다. 핵심 정책으로 WiP 제한을 도입하고 설정하는 다양한 전략과 기법을 소개한다. 그런 다음 워크숍 참가자들은 업무가 보드를 가로질러 진행되는 방법과 시점을 합의하는 간단한 품질 체크리스트를 브레인스토밍한다. 이러한 간단한 표준 업무 정의가 나중에는 개선을 위한 출발선이 된다. (결과물: 기본 WiP 제한 전략, 할당, 보드 상의 초기 진입/완료 기준에 대한 결정)
(6) 시스템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점차 발전해가면서 시스템의 목적 적합성을 평가하려면 시스템의 수용량을 감지(Sense)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두 가지 주요 수단이 바로 측정과 회의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먼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은 결과(생산성, 신뢰, 반응성, 품질, 고객 만족, 직원 참여 등)를 결정한다. 예상되는 행동과 결과, 그리고 다른 결과와의 트레이드 오프 가능성을 고려하여, 이 결과로부터 지표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그런 다음 수용량과 진척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속적인 회의와 그 케이던스를 결정한다. (결과물: 간단한 지표 정의, 회의 및 회고 케이던스 리스트)
(7) 마지막으로 다른 설계 대안을 탐색(Search)함으로써 시스템의 진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지금까지 논의한 모든 것을 감안해서, 그룹은 변화에 맞추어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실험을 정의한다. 각 실험은 가설, 근거, 검증을 위한 측정, 안정성 및 가역성 보장 메커니즘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결과물: 실행 가능하고 간단한 실험 정의)
이 모든 과정이 매우 협력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모두가 기여하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을 사용한다. 이 워크숍을 마치고 나면 완성된 캔버스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칸반 시스템을 학습하고 발전시키고 개선할 수 있게 된다.
[…] 칸반 캔버스 2.0 업데이트 (2017년 7월 2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