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방법론들도 변치 않는 모습으로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더 나은 모습으로 끊임 없이 진화하는 중입니다.

전세계 애자일 전문가들도 복잡한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다보면, 당연히 더 좋은 아이디어를 시도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런 기회를 실험으로 연결시키지 않고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는 것은 전혀 애자일하지 못한 태도라고 할 수 있겠죠.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인 개선과 발전이라는 애자일의 핵심 메커니즘이 애자일 방법론 그 자체에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엔터프라이즈 애자일 프레임워크 중 하나인 SAFe도 2019년에 버전 5.0을 발표했고, 이미 충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스크럼도 작년 말에 새로운 스크럼 가이드를 공개하면서 많은 부분들을 새롭게 개정했습니다.

칸반 성숙도 모델(KMM)

칸반은 그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편에 속합니다.

칸반의 기본서라고 할 수 있는 창시자 데이비드 J. 앤더슨의 칸반 책을 제가 번역해서 출간한 것이 벌써 2014년 말인데요, 그 이후에 칸반의 핵심 가치와 원칙들도 훨씬 더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처음 칸반에 입문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는 소책자인 에센셜 칸반 요약 가이드칸반 공식 가이드(번역중)도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콘퍼런스 발표 동영상이나 케이스 스터디 등도 상당한 양이 쌓였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각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그 내용이나 용어 등에 있어 바뀐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자료들이 영어로 되어있다보니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큰 변화를 한 가지 꼽아보자면, 바로 칸반 성숙도 모델(KMM, Kanban Maturity Model)입니다.

KMM은 제럴드 M. 와인버그의 조직 문화 모델SEI의 CMMI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직 성숙도 수준을 0레벨에서 6레벨까지 모두 7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KMM은 다양한 조직 문화 수준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유형에 따라 칸반을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모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각 레벨에 좋고 나쁜 것은 없다는 점입니다. 더 적합하고 덜 적합한 레벨만이 있을 뿐이죠. 내가 속해있는 조직의 현재 문화 수준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레벨 2에 적합하다면 레벨 3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KMM 프랙티스 맵

위 그림은 KMM의 프랙티스 맵입니다. 각 레벨에 적합한 칸반 프랙티스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KMM 사이트에는 이 외에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포스터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맵 하나로 KMM을 전부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KMM 사이트 또는 KMM 책을 참고해서 더 깊이 있게 학습하고 적용을 해봐야겠죠.

칸반의 세계는 빠른 속도로 점점 깊고 넓어지는 중입니다. 단순히 화이트보드에 포스트잇을 붙여서 대충 업무를 시각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조직 그 자체를 애자일하게 바꿔줄 수 있는 심오한 또 하나의 애자일 방법론입니다. ‘애자일’이라고 말할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교차기능팀, PO, 2주 간격의 스프린트는 엄밀히 말하자면 ‘스크럼’의 모습일 뿐입니다. 애자일로 가는 길은 스크럼 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제 주변에는 칸반이 훨씬 유리한 조직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지금 보다 많은 분들이 칸반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적용하기를 바랍니다. 첨부한 KMM 프랙티스 맵도 유용하게 활용하셨으면 좋겠네요!

댓글 남기기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