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사무실 공기가 유난히 차갑습니다. 수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신규 서비스를 론칭했던 ‘A 프로젝트 팀’이 오늘부로 해체되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는 B 본부로, 개발자는 C 파트로, 디자이너는 또 다른 TF로 흩어집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라는 무미건조한 인사 속에 그들이 쌓아온 수많은 암묵지, 호흡, 그리고 시행착오의 데이터들도 함께 공중분해됩니다.

우리 조직은 왜 항상 ‘사람’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여기는 걸까요? 필요할 때 끼워 맞췄다가 일이 끝나면 다시 통에 담아 두는 식의 인력 운용은 효율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 가장 비싼 비용 중 하나입니다.

팀의 숙성 기간을 무시하는 비용

많은 경영진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뛰어난 개인들을 모아 놓는다고 해서 그 즉시 뛰어난 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팀이 서로의 강점을 파악하고, 말하지 않아도 의도를 읽으며,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반드시 ‘숙성 기간’이 필요합니다.

팀은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단위가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쪼개고 붙이는 행위는, 이제 막 꽃을 피우려 하는 식물을 매번 다른 화분에 옮겨 심는 것과 같습니다. 뿌리가 내릴 만하면 뽑아버리니, 팀은 결코 ‘고성과(High Performance)’ 단계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좋은 팀은 수명이 대단히 길다. 성과가 좋은 팀이라면 그 팀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관점의 전환: 프로젝트가 아닌 ‘가치’를 중심으로 모여라

우리는 ‘프로젝트 중심’에서 ‘제품 또는 가치 흐름 중심’으로 조직의 뼈대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일이 생길 때마다 사람을 움직이지 말고, 사람(팀)을 고정하고 그들에게 일(백로그)을 가져다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리더는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합니다.

  • “우리는 지금 단기적인 인력 가동률(Resource Utilization)을 높이려 하는가, 아니면 장기적인 팀의 전달 속도(Throughput)를 높이려 하는가?”
  • “만약 이 팀이 해체되지 않고 다음 과제를 수행한다면, 지금보다 얼마나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성과를 낼 수 있겠습니까? 그 기회비용을 계산해 보셨습니까?”

 

내일 아침, 당신의 팀을 지키는 작은 시작

당장 전사 조직 구조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팀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천은 지금부터 가능합니다.

  1. 지식의 자산화: 팀이 해체되기 전, 단순히 결과물 공유가 아닌 ‘우리가 어떻게 협업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는지’에 대한 Working Agreement를 기록하십시오. 흩어지더라도 그 경험의 조각은 남아야 합니다.
  2. 학습의 복리: 프로젝트가 끝나도 핵심 멤버들이 다음 과제에서도 함께할 수 있도록 리더십에 강력히 건의하십시오. “팀워크를 맞추는 데 드는 3개월의 비용을 아끼자”는 논리는 경영진에게도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애자일은 속도에 대한 이야기지만, 역설적으로 그 속도는 ‘기다림’과 ‘유지’에서 나옵니다. 내일 아침 당신의 백로그 하나가 지워질 때, 그것이 단순히 업무의 끝이 아니라 팀의 신뢰가 한 뼘 더 두터워지는 과정이 되길 바랍니다. 팀이 사라지지 않고 축적될 때, 비로소 조직은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근육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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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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